“오늘 2차는 좀 조용한 데로 가자.”
회사 회식 끝나고, 내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.
누군가는 시끄러운 데 가자고 했지만,
내가 이끌었던 그날은 좀 달랐다.
딱히 뭘 하려는 건 아니었고, 그냥
말 안 해도 되는 공간이 필요했다.
1. 매니저가 나보다 먼저 눈치챈다는 느낌
도착하자마자 안내받은 말은 단 하나였다.
“초이스 원하시면 말씀 주세요.”
그게 끝이었다.
우리는 룸으로 안내받았고, 매니저는 불필요한 대화를 걸지 않았다.
술잔이 비어갈 즈음엔 말 없이 새 잔이 들어왔고,
어색해지는 순간 없이 조용히 움직였다.
이게 ‘센스’라는 거구나 싶었다.
적당한 거리, 정확한 타이밍, 그리고
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흐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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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픽업이 된다는 말에 반신반의했는데
같이 간 후배가 “형 차 안 가져왔죠?”라고 물었다.
사실 마실 줄 알고 놔두고 왔는데, 귀찮은 건 사실이었다.
그때 매니저가 조용히 말하더라.
“근처 픽업 가능해요. 불러드릴까요?”
몇 분 지나지 않아 차량 도착.
별거 아닐 수 있지만,
이날은 그게 꽤 편했다.
늦은 밤, 복잡한 이동 없이 도착해서 시작하고
끝날 때쯤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는 구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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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혼자서도 이상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걸 알았다
며칠 후, 퇴근길에 문득 그 공간이 떠올랐다.
그날의 잔잔한 음악, 적당히 어두운 조명,
그리고 누가 말을 걸지 않았던 그 공기.
그래서 그날, 나 혼자 그곳에 다시 갔다.
“초이스 안 하셔도 됩니다. 조용히 계셔도 괜찮아요.”
그 한마디에 뭐랄까, 묘한 위로가 느껴졌다.
룸은 작았지만 답답하진 않았고,
조용히 앉아있기에 딱 좋은 온도였다.
음악은 배경이었고, 난 그냥 시간을 흘려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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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무리하며
말이 많았던 하루 끝에,
말이 필요 없는 공간에서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건
한 번쯤 꼭 경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.
누군가랑 함께여도 좋고,
혼자여도 더할 나위 없던 그 공간.
내가 다시 가게 될 이유는
그 안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.